한국 문단에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인데요. 이 쾌거의 이면에는 한강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의 공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을 "역사의 아픔을 직시하고 인간 삶의 섬세함을 포착한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인정의 시발점은 2016년 '채식주의자'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이었는데요. 당시 36세였던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이 이 작품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스미스의 이력은 흥미롭습니다. 1987년 영국 사우스요크셔에서 태어난 그녀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는데요. 그러나 21세가 되도록 영어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아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답니다. 2009년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그녀는, 불과 3년 만에 '채식주의자' 번역을 맡을 정도로 빠르게 실력을 쌓았다고 해요.
스미스는 런던 대학교 SOAS에서 한국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이 더 했습니다. 2015년에는 비영리 출판사 '틸티드 엑시스 프레스'를 설립하여 아시아 문학 번역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한강은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내 고유의 어조를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스미스의 출판사 또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번역 문학의 대단한 승리"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문학 작품의 세계화에 있어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 줄거리 내용 리뷰 노벨문학상 작품
그러나 한강의 작품이 늘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닙니다. 2022년 '채식주의자'를 포함한 일부 도서의 폐기 권고 논란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강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데보라 스미스의 여정은 열정과 도전 정신이 얼마나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녀는 한국어를 배우기 전까지 한국인을 만난 적도,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번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앞으로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를, 그리고 데보라 스미스와 같은 열정적인 번역가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